기사 메일전송
“못생겨도 괜찮아!”…푸드리퍼브
  • 장민주 기자
  • 등록 2019-07-02 10:54:50

기사수정
[일간환경연합 장민주 기자]‘못생긴 농산물’을 내세워 눈길을 끈 유통업체가 있습니다. 2014년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테르마르셰’는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와 같은 도발적이지만 생각해 보면 수긍이 가는 문구로 못생긴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인테르마르셰의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못생긴 농작물 열풍은 유럽, 미국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지금은 월마트, 크로커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동참해 일반 채소보다 30~50% 저렴한 가격에 못난이 채소를 판매한다고 하네요.

못생긴 농산물 판매가 주목받는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닙니다. 단지 생긴 것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맛도 영양소도 멀쩡한 농산물이 버려지는 것은 매우 큰 낭비죠. 미국 환경보호 단체 NRDC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20%는 못생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버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약간의 흠집, 균일하지 않은 외관 때문에 농산물이 버려지는 것은 전 지구적인 낭비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3분의 1인 13억 톤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진다고 하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막대한 음식물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푸드 리퍼브’는 바로 이런 고민에서 시작합니다. “먹을 수 있으면 쓰레기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죠.

미국에서는 못생긴 농작물 배송 서비스가 인기입니다. 일반 마트보다 30% 저렴한 가격으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매주 배송해주고 100% 유기농 상품을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농가 약 250곳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농작물을 22개 도시 20만 명이 넘는 소비자에게 배송해주고 있죠.

버려질 위기의 식자재를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 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영국의 사회적 단체에서 운영하는 식당인데요, 이곳에서는 2013년부터 슈퍼마켓, 식당 등에서 버려지는 식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가격은 음식을 먹은 소비자가 ‘가치를 느낀 만큼’ 지불합니다. 현재 7개 국가에서 120개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픈 이후 지금까지 약 5,000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냈다고 하네요.

국내에도 못생긴 농산물을 전면에 내세운 가공식품 업체가 있습니다. 2017년 문을 연 ‘ㅈ’업체는 못생긴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이 더 인기입니다. 자체 개발한 귤 스프레드, 자두 병조림, 포도즙은 매진 행렬을 기록할 만큼 인기죠.

한국에서만 연간 500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업 이후 지금까지 47톤에 달하는 '못생긴 농산물을 구출한 ‘ㅈ’업체의 성과는 단순한 식품 판매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울퉁불퉁하고 살짝 시든 겉모습 때문에 충분히 먹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쓰레기 취급을 받던 못생긴 농산물들의 더 가치 있는 변신을 응원합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HD현대, 2조원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18년 만에 최대 실적 HD한국조선해양이 24일 HMM과 2조1300억원 규모의 1만34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HD현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수주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에 달하는 대형 규모로, LNG 이.
  2. 서울배달+땡겨요, 피자·햄버거까지 할인 확대… 소비자·자영업자 혜택 강화 서울시가 27일 신한은행과 11개 피자·햄버거 프랜차이즈와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공공배달앱 ‘서울배달+ 땡겨요’의 할인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서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 혜택이 커지는 ‘서울배달+가격제’를 본격 강화한다.서울시는 이날 오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신한은행,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그리고 도미노피...
  3.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4. 중고아이폰 해외배송 피해 두 달 새 60건… 청년층 중심 피해 확산 중고아이폰을 해외배송 형태로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배송지연과 환급거부 사례가 급증하며 경기도 내 피해상담이 두 달 만에 60건으로 늘어나자 경기도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소비자피해에 주의를 당부했다.경기도는 최근 SNS 광고와 블로그 후기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한 뒤 해외배송을 이유로 배송 기간을 2~4주로 안내하고 ...
  5. 인천시, 새로운 대표 관광기념품 7점 선정…도시 브랜드 가치 높인다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와 인천광역시관광협회(회장 이임혁)는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기념품을 발굴하기 위한 공모전을 개최하고 지난 11월 26일 `2025년 인천 관광인의 날` 행사에서 최종 선정된 7점의 수상작을 시상했다고 밝혔다.이번 공모전에는 11개 업체에서 총 12점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인천의 지역 특성과 도시브랜드, 캐릭터를 활용.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