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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지정번호 제2000호 나왔다
  • 김경훈 기자
  • 등록 2018-10-04 11: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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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56년만 / 국보 보물 지정 역사와 의의
[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보물 지정 번호가 제2000호에 이르렀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김홍도가 57세 때인 1801년(순조 1년)에 그린 8폭 병풍인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를 보물 제2000호로 지정하였다.

문화재의 종류는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문화재로 나뉘며, 국보와 보물은 유형문화재 중에서 지정한다. 유형문화재 중 중요한 것을 보물로,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드문 것은 국보로 지정한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은 소유자가 자긍심을 가지고 제도권 내에서 해당 문화유산을 적절하게 보존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문화재청은 1962년 12월에 서울 숭례문(국보 제1호) 등 116건을 국보로, 1963년 1월에 서울 흥인지문(보물 제1호) 등 423건을 보물로 일괄 지정한 이후 현재까지 총 336건의 국보와 총 2,132건의 보물을 지정했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현황을 시대별로 살펴보면, 1960~70년대에는 황남대총 북분 금관(국보 제191호),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 등 발굴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국립박물관 소장품들이 지정되었다. 1980~90년대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제228호),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 등 과학기술문화재, 경복궁 근정전(국보 제223호) 등 궁궐문화재를 비롯하여 기지정문화재 중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분야와 개인 소장 전적 문화재가 상대적으로 많이 지정되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개인이 신청하는 문화재뿐 아니라 각종 조사와 업무협약 등을 통해 문화재청이 적극적으로 지정대상을 발굴하여 지정하였다. 일례로 궁능‧사찰·서원 문화재, 문중 문화재 등 일제조사, 달항아리·고지도·초상화·옛글씨 등 분야별 일괄 공모, 국립박물관‧간송미술문화재단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한 지정 등이다.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 과거 지정된 국보․보물을 일괄로 지정한 1960년대가 국보 132건, 보물 496건으로 가장 많은 문화재가 지정된 시기였으며, 보물의 경우에 편차는 있으나 점차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보와 보물을 건축문화재와 동산문화재로 분류해보면, 건축문화재의 경우도 현재 총 751건 중 1960년대에 445건이 지정되어 지정 초기에 다량 지정되었다. 반면, 동산문화재는 1960년대 183건 지정에서 2010년대에는 약 2.2배 많은 405건이 지정되었다. 동산문화재가 근래 들어 지정이 더 많았던 이유는 발굴, 환수 등의 이유로 신규문화재들이 새롭게 등장했고,  문화재청의 일괄공모, 일제조사 등 적극적인 지정 행정도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보․보물의 지정절차도 시대에 따라 변화되었다.
1996년에는 문화재를 지정하기 전에 국민의 의견을 듣고 수렴하는 ‘지정예고’ 제도가 새로이 도입되었다. 이에 지금은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기구인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친 다음 지정예고 기간 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이 지정하고 있다.
 
아울러, 지정 신청 시 해당 문화재를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는지 취득경위 관계자료를 제출하도록 바뀌었으며, 다양한 분석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과학 조사를 통해 인문학적인 안목 감정을 보완하는 동시에 문화재 해석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있다. 또한, 동종문화재 비교 조사 등 해당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 명확히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국보․보물 지정의 결과를 국민과 함께 누리고자 알기 쉽고, 접하기 쉽도록 하였다. 먼저 2009~2011년에 걸쳐, 문화재 지정명칭을 쉽게 수정하였다. 모든 글자를 붙여 쓰던 관행을 개선해 의미 단위로 띄어 써 가독성을 높이고, 경식(頸飾)‧이식(耳飾)‧천(釧) 등 한자어는 목걸이‧귀걸이‧팔찌 등 우리말로 바꾸었다. 순백의 달과 닮았다는 ‘백자 달항아리’처럼 애칭을 공식명칭으로 인정하기도 하였다.


국민에게 공개하기 쉽지 않은 개인 소장 문화재 등 새로 지정된 문화재들은  특별 전시로 선보여, 품격 있는 문화재를 보다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국보‧보물로 지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여, 신청자에게 진행상황을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친절하고 세심한 행정을 펼치려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보물 제2000호 지정을 계기로, 앞으로도 문화재적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대상을 적극 발굴하는 한편, 선조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미래세대에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보물 제2000호 「김홍도 필 삼공불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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