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산업]아프리카에 부는 ‘농업 한류’
  • 한선미 기자
  • 등록 2018-08-16 17:28:15

기사수정
  •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다음은 농촌진흥청 라승용 청장의 아프리카에 부는 '농업 한류' 라는 주제의 기고 칼럼이다.

 

‘창조하는 거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2007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다. 그는 자본주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속도나 경쟁보다 더불어 사는 삶, 즉 세계의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풍부한 부존자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속되는 기아와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 아프리카는 아시아 대륙 다음으로 광활하지만 아직도 사하라 사막 이남의 지역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유엔은 아프리카가 겪고 있는 기아와 식량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우선조건으로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농업투자를 제시해 왔다.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국가는 농업 비중이 높지만 농업 생산성은 극히 낮은 편이다. 아프리카의 농업상황이 우수한 종자나 농업기술을 제공하기 힘들 정도로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현물을 제공하는 일시적인 원조 형태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한국은 1970년대 ‘통일벼 개발’로 1000년을 이어온 보릿고개에서 벗어났다. 또한 백색혁명으로 불리는 비닐하우스 농업으로 연중 신선한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농업기술을 발전시켰다.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기아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한 농업분야의 진보에 주목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의 농업·농촌 개발 경험을 세계 여러 나라와 나누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가 당면한 식량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국의 농업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국가에 전수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rea Program on International Agriculture·KOPIA) 센터가 대표적이다. 2009년부터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설치된 KOPIA 센터만 20곳에 이른다.

 

아프리카에는 케냐, 알제리, 에티오피아, 우간다, 세네갈, 짐바브웨 6개국에 KOPIA 센터가 있다. 우리의 우수한 농업기술로 현지의 농업 생산량과 소득을 끌어올리며 빈곤 해결에 발 벗고 나서는 전초기지다. 7일에는 아프리카에서 7번째로 KOPIA 센터가 가나에 개소했다. 이로써 KOPIA 센터가 들어간 국가가 21개로 늘어난다. 가나가 속한 서아프리카의 주식은 쌀이다.

 

수년간 전문가를 파견하여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의 벼 육종기술로 아프리카 현지에 적합한 벼 품종을 개발했다. 개발된 벼 품종은 KOPIA 센터에서 실증시험을 거친 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가나와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대한민국이 만드는 해외 협력사업의 좋은 협업 사례이다.

 

KOPIA 케냐 센터는 바이러스에 강한 씨감자·육계 우량종을 보급하고 재배 및 사육 기술을 전수해왔다. 그 결과 씨감자 생산량 3.9배 증가, 양계농가 소득 3.6배 상승이란 값진 성과로 돌아왔다.

 

빌 게이츠는 “인간의 위대한 진보는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어떻게 불평등을 줄이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얻은 농업발전 경험을 공유해 지구 저편, 소외된 이웃의 가난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일은 지구촌 일원으로서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 지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삶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장기적 안목의 실천임을 농촌진흥청 KOPIA 센터가 증명하고 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정리=한선미 기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HD현대, 2조원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18년 만에 최대 실적 HD한국조선해양이 24일 HMM과 2조1300억원 규모의 1만34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HD현대는 이번 계약을 통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수주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에 달하는 대형 규모로, LNG 이.
  2. 안성시, 재난 안전 드론 영상 관제시스템 본격 가동 안성시는 각종 재난 상황에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기 위해 재난 안전 드론 영상관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새롭게 구축한 이번 시스템은 기존 폐쇄 회로 텔레비전(CCTV)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사각지대 촬영과 접근이 어려운 재난 현장 영상 확보가 가능해 재난 대응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
  3. 서울배달+땡겨요, 피자·햄버거까지 할인 확대… 소비자·자영업자 혜택 강화 서울시가 27일 신한은행과 11개 피자·햄버거 프랜차이즈와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공공배달앱 ‘서울배달+ 땡겨요’의 할인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서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 혜택이 커지는 ‘서울배달+가격제’를 본격 강화한다.서울시는 이날 오후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신한은행,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그리고 도미노피...
  4.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5. 중고아이폰 해외배송 피해 두 달 새 60건… 청년층 중심 피해 확산 중고아이폰을 해외배송 형태로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배송지연과 환급거부 사례가 급증하며 경기도 내 피해상담이 두 달 만에 60건으로 늘어나자 경기도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소비자피해에 주의를 당부했다.경기도는 최근 SNS 광고와 블로그 후기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한 뒤 해외배송을 이유로 배송 기간을 2~4주로 안내하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