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47년간 ‘대지’로 재산세 납부…행정청이 갑자기 ‘전’으로 변경은 잘못
  • 한선미 기자
  • 등록 2024-01-24 14:43:47

기사수정
  • 행정청의 일방적 처분으로 국민의 재산권 침해되면 안돼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 1955년 토지대장 지목에 ‘대지’로 기록돼있던 토지를 2023년에 행정청이 ‘전’으로 직권정정한 처분은 위법·부당해 시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국민권익위)는 원래 대지인 토지를 1973년 전으로 무신고 지목변경하고, 1976년 카드식 토지대장 작성 시 대지로 바꿨다가 2023년에 다시 전으로 직권정정한 행정청의 처분은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여러 차례 침해하고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며 대지로 환원하도록 해당기관에 시정을 권고했다.

 

신청인 A씨는 부모와 이전부터 살고 있던 주택에서 1971년 도심권으로 이사했는데, 이후 주택이 자연 멸실됐고, 이웃 친척들이 주택이 있었던 토지 일부를 밭으로 경작하게 됐다.

 

1973년 개발제한구역 지정 후 행정청이 토지 소유자에게 통지도 없이 지목을 전으로 변경했는데, 1976년 기존의 부책식 토지대장을 카드식 토지대장으로 전환하면서 카드식 토지대장이 작성될 때 이 민원토지 지목이 대지로 잘못 기재되었다.

 

이후 A씨는 행정청이 1973년에 지목을 전으로 변경했던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행정청이 대지 기준으로 부과한 재산세를 47년 동안 납부해왔다.

 

한편 A씨는 1973년 개발제한구역 지정 당시 지목이 대지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주택을 신축할 기회를 번번이 박탈당했는데, 작년 7월 국민권익위 도움으로 개발제한구역 지정 당시 대지였던 사실이 확인돼 주택을 신축할 수 있게 됐다.

 

이후, 행정청은 1976년 5월 토지대장에 대지로 기재된 것은 담당 공무원의 실수라며 2023년 10월 A씨의 토지를 다시 전으로 직권정정 했고, A씨는 억울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토지를 원래 지목인 대지로 환원해 줄 것을 해당기관에 권고했다.

 

먼저, 민원 토지의 주택이 멸실된 후 친척들에 의해 일시 경작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토지 지목을 대지에서 전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또, 행정청이 카드식 토지대장을 작성하면서 지목을 대지로 잘못 이기한 것으로 인해 A씨에게는 지목변경에 대한 이의신청 및 바로잡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행정청이 A씨의 토지에 대해 47년간 대지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해 온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행정청의 처분은 위법·부당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래 지목인 대지로 환원해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국민권익위 김태규 부위원장은 “행정청의 잘못된 지목변경으로 인해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지목을 당초와 같은 대지로 변경해 행정청의 잘못을 바로잡고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현대제철,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원 투자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현대제철은 철스크랩 가공설비인 `슈레더(Shred-der)`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오는 2032년까지 총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이번 투자에는 슈레더 설비 신규 도입과 함께 포항공장 및 당진제철소 철스크랩 선별 라인 구축 등이 포함된다.슈레더는 폐자동차&middo...
  2. 대학교 학생상담센터에서도 마약 상담 가능… 식약처, 예방·상담 표준 매뉴얼 배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대학생들의 마약 노출 위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에서도 전문적·체계적인 마약 예방 교육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약예방 교육·상담 표준매뉴얼’을 배포했다고 밝혔다.식약처는 최근 클럽·파티 문화 확산과 디지털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대학생이 마약을 접할 ...
  3. 가스공사, 남동발전과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 체결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2월 11일 대구 본사에서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박성준 가스공사 영업처장과 강호선 남동발전 조달계약처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간 분당복합화력발전소 1.
  4. 한화, 중동·아프리카에 K9·천무 솔루션 제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수교 30주년을 맞은 중동·아프리카(MENA)의 주요 협력국 이집트에 2026년 본격 전력화된다. K9을 포함해 다연장 정밀유도무기 천무,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검 등 MENA 시장의 맞춤형 솔루션도 이 지역에 선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1~4일까지 열리는 ‘EDEX 2025(이집트 방산 전...
  5. 개인정보위, 디지털 포렌식 센터 출범…대형 유출 사고 조사 본격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증가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10일 정부서울청사에 디지털 포렌식 센터를 공식 출범시키고, 향후 쿠팡 개인정보 유출 조사 등 대규모 사고 분석에 즉각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개인정보위는 이날 송경희 위원장과 부위원장, 비상임위원 7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포렌식 센터 현판식을 열고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