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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V4’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장영기 기자
  • 등록 2021-11-17 14: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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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정중앙 지리적 이점에 EU 평균 경제성장률보다 2배 이상 높아
  • 600여개 한국 기업 진출…누적 투자액 100억 달러 넘어 ‘최대 투자처’

[일간환경연합 장영기 기자]지난 4일(현지시간) 헝가리에서 한국-비세그라드 그룹(V4) 2차 정상회의가 열렸다. 2015년 1차 회의 이후 6년 만에 열린 정상회의다. V4 창설 3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2차 정상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V4의 헝가리,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차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V4는 ▲양측 간 정치 대화 강화·고위급 교류 확대 ▲국제 비세그라드 기금(IVF)을 통한 협력 지속 ▲제약산업 분야 모범사례 및 성과 공유 ▲배터리 산업 및 여타 신산업 분야 협력 증진 ▲한-V4 공동연구 프로그램·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지속 ▲국방·방산 분야 협력 심화 가능성 모색 ▲문화 협력·자매결연 사업·인적 교류 등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V4 각국과 양자회담도 진행하면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펼쳤다. 


체코·폴란드와는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원전·건설·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장하고, 우리나라 기업 70곳이 진출한 슬로바키아와는 그간 지속해온 경제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협력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문 대통령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아주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V4는 EU에서 한국의 두 번째 교역 대상이자 600개가 넘는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해 누적 투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은 한국의 최대 투자처”라며 “한국과 V4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더욱 긴밀히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고 말하면서 유럽의 새로운 제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V4와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 지난 4일(현지시간) 헝가리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부다페스트에서 한-비세그라드 그룹(V4,헝가리·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현재 EU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V4는 1991년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가 헝가리 비세그라드 지역에서 창설한 지역 협의체다. 


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동서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은 물론, 우수한 노동력도 풍부해 EU 가입국가 중 주요 경제 협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V4의 경제성장률은 2019년 약 3.45%로 EU 평균(1.7%)의 약 2배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EU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헝가리는 1980년대 말 한국이 북방외교를 시작할 때 옛 동구권 가운데 가장 처음 수교한 나라로, 유럽에서 일종의 ‘경제 성장 엔진’ 역할을 하는 국가로 불린다. 이곳 헝가리의 소도시 야스페니서루에서 1989년 삼성전자 TV 공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을 기점으로 한국과 V4 간 경제협력이 본격 시작됐다.


당시 하루 400대의 TV를 생산하던 헝가리 현지 삼성전자 공장은 현재 하루 4만여 대의 TV를 생산해 유럽 전역에 수출하는 등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 제조업 분야에서도 한국타이어와 SK이노베이션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헝가리는 2019년 외국 투자 가운데 한국이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기업의 활발한 헝가리 진출 역사는 V4가 한국의 EU 내 주요 투자처임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한-V4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 문 대통령의 헝가리 국빈방문은 양국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됐다.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켜 제조업과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서 과학기술과 기후변화, 환경 등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자는 약속을 함께 했다. 이에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경제·과학기술·문화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의 협력이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헝가리를 포함한 V4의 다른 국가에 진출한 우리 기업 현황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3년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던 폴란드는 올해 3월 기준 V4 국가 중 우리 기업의 투자 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로 제조업 분야가 전체 투자 금액의 약 86.2%를 차지했다.


V4 경제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에도 우리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체코 북동부 노쇼비체와 슬로바키아 북서부 질리나에는 현대·기아차의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각각 연 3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이곳에서는 이 회사 전 세계 생산량의 7% 이상이 창출되고 있다.


한편 지난 3일 열린 한-V4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기존에 이뤄지고 있었던 양측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장이 마련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한-V4 각국의 기관·기업 간 협력을 위해 그린·디지털·바이오 등 7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체결된 양해각서는 ▲우리 기업의 헝가리 투자·진출 및 수출에 대한 상호 금융지원(한국 무역보험공사-헝가리 수출입은행) ▲암 진단 관련 공동 프로젝트 추진(한국 클리노믹스사-헝가리 투자청) ▲배터리·자동차·원전·신공항 등 관련 협력 강화(한국 KOTRA-헝가리 투자청) ▲배터리·자동차·원전·신공항 등 관련 협력 강화(한국 KOTRA-폴란드 투자무역청) ▲산업 디지털 전환 협력(한국 산업기술시험원-체코 프라하공대) ▲차세대 광전소자, 부품·장비 등 협력(한국광기술원-체코 CRYTUR사) ▲FA-50 수출 관련 산업협력 및 조종사 훈련 협력(한국 KAI-슬로바키아 LOTN사) 이다. 


이같은 협력을 통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유럽 내 경쟁력 확보와 유럽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포럼에서 “첨단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한국은 V4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하며, 유럽 시장을 넘어 세계로 함께 뻗어 나가길 바란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디지털·그린 등 코로나 이후 신산업 ▲수소 경제 육성 ▲인프라 등에 대한 한-V4 간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V4에 생산기지를 구축함과 동시에 높은 기술력과 세계적 공급역량을 갖추고 있어 한국이 V4의 도약을 지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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